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피카부랩스에서 CTO를 맡고 있는 남한솔이라고 합니다 :)
한솔님은 어떤 커리어를 거쳐오셨나요?
저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어요. 개발 경험을 쌓고 싶어서 삼성 소프트웨어 멤버십에서 다양한 개발자분들과 웹과 앱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이 때 당시에는 보안에 큰 흥미를 느껴 정보 보안 연구실에서 학부인턴으로 참여하며, 생체 인증 관련 논문을 저술하고 프로젝트를 수행했어요. 지금 돌아보면 이 시기의 경험들이 제게 정말 큰 자산이 되었던 것 같아요.
졸업 후에는 현대모비스에서 8년간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제동 제어기에 탑재되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를 개발했어요. Bootloader, AUTOSAR 플랫폼, IC 제어 등의 업무를 담당했으며, 당시 팀에서는 컴퓨터공학보다는 전자공학 전공자가 많아 업무 내용도 하드웨어 중심이었어요. 소프트웨어를 전공한 제게는 회로도나 데이터시트를 해석하는 일이 처음엔 막막했어요. (신입사원 시절, 실수로 쇼트를 내서 사무실 전체의 컴퓨터와 전등을 꺼버린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이해하고 개발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리소스 최적화에 대한 이해도도 자연스럽게 높아졌어요. 차량의 안전을 책임지고 실시간 제어가 요구되는 제동 제어기 개발은 큰 부담감과 책임감을 동반했어요. 하지만 덕분에 기능별 타이밍 제어와 우선순위 설정, 적절한 보안 알고리즘 선택 등을 통해 전체 시스템을 조화롭게 설계하는 역량을 키울 수 있었어요.
피카부랩스에 어떻게 합류하게 되셨나요?
현대모비스는 저에게 개발 역량은 물론, 협업과 소통의 중요성까지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회사였어요. 대기업인 만큼 복지도 좋았고, 연봉도 높은 편이었어요. 하지만 자동차라는 방대한 시스템 중 제동 제어기, 그 중에서도 특정 기능을 8년간 개발하다보니 점점 불안감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AI 중심의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서, 익숙한 환경에 안주하기보다는 더 도전하고 성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고민 끝에 창업을 결정하며 퇴사를 하게 되었어요. 그러던 중 컴퍼니 빌딩 프로그램을 통해 정환님과 승환님을 만나게 됐어요. ‘우주에 나가 죽고 싶다’는 정환님의 미친 비전, 스타트업에서 다채로운 경험을 쌓아온 미친 실행력의 승환님은 저에게 강한 자극이 되었고, 두 분과 함께라면 정말 무언가를 만들어 볼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Edge Device에서 동작하는 On-Device AI는 단순한 AI 지식뿐만 아니라 전체 시스템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한 분야에요. 임베디드 시스템 개발 경험이 있는 저는 이 분야에서 회사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그렇게 피카부랩스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어떤 역할을 하고 계신가요?
CTO인 저는 팀이 최고의 기술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뛰어난 기술력과 경험을 가진 팀원들과 함께 더 나은 솔루션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소통하고 배우며, 피카부랩스의 기술적인 방향을 이끌고 있습니다.
저는 회사가 성장하려면 계속해서 더 훌륭한 분들을 모셔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연구개발 팀원들이 본인의 업무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시스템 설계부터 엔지니어 채용, 기술 및 예산 검토, 개발 투입까지 기술과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를 책임지고 있어요.
또한, 연구개발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면서, 팀원들이 기술적으로 소통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지식의 연결고리가 되어주고 싶어요.
피카부랩스에 합류하신 후 어떤 점에서 가장 성장했다고 느끼실까요?
저는 제가 매일 성장하고 있다고 느껴요. 대기업에 있을 때는 개발만 하면 됐지만, 스타트업에서는 마케팅, 세일즈, CS, HR 등 다양한 면에서 기술적인 지원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래서 단순히 제 리소스만 고려해서 일정을 짜는 게 아니라, 불확실한 요소들이나 협업이 필요한 부분까지 함께 고민하며 계획을 세우는 능력이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크게 성장했다고 느끼는 부분은 협업하고 소통하는 능력이에요. 대기업에 있을 때는 (물론 팀마다 다르겠지만) 타 부서와의 협업에서 R&R이 불명확한 경우가 많았고, 일이 늘어나는게 싫어서 얼굴 붉히는 상황도 종종 있었어요.
그런데 피카부랩스에서는 모두가 더 나은 결과를 위해 다양한 의견을 내고, 각자의 근거를 가지고 함께 토론해요. 이 과정에서 더 좋은 방향으로 의견이 바뀌기도 하고, 후속 조치로 보완되기도 해요. 다른 팀원의 의견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서로 다른 배경과 환경에서 나온 소중한 인사이트라는 걸 알게 되었고요. 오히려 요즘은 만장일치가 되면 불안해지더라고요 ㅎㅎ
아직 부족한 점도 많지만, 앞으로도 다름을 수용하고 반영할 수 있는 능력을 계속 키워나가고 싶어요.
피카부랩스에서 느끼는 가장 큰 가치는 무엇인가요?
예전에는 “초기 스타트업에게는 사람이 전부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피카부랩스에서 함께 일하면서 그 말이 어떤 뜻인지 점점 체감하게 됐어요.
“다음에 이걸 해야 할 것 같은데, 제가 해볼게요”
제가 정말 좋다고 느끼는 피카부랩스 문화 중 하나는 ‘각자가 책임감을 가지고 스스로 해야 할 일을 찾아 나선다는 점’이에요. 서로가 자신의 역할에 몰입하고, 마음놓고 등을 맡길 수 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누구든 태스크를 맡으면 책임지고 일정에 맞춰서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만약 일정에 변동이 생기면 데일리 스크럼을 통해 팀원들에게 선제적으로 공유해요. 매주 진행되는 스프린트 회고에서는 실수나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면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건설적으로 이야기해요.
저는 이런 문화가 팀원 간의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누군가 자리를 비우거나 일찍 퇴근한다고 해도 전혀 걱정되지 않는 걸 보면요!
피카부랩스에서 일하면서 앞으로 스스로에게 기대하는 바는 무엇이며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최근에 ‘일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감명 깊게 읽었어요. 회사라는 공간은 누군가에겐 단순히 생계를 위한 수단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겐 인생의 대부분을 보내며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장소라고 생각해요. 저는 피카부랩스라는 회사를 통해, 회사의 성장과 함께 팀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성장할 수 있는 건강한 조직을 만들고 싶어요.
물론 가장 먼저는, 피카부랩스의 성장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연구개발 실무 역할을 잘 해내는 것이 제 목표에요. 하지만 회사는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 같잖아요. 조직이 빠르게 성장할수록 누군가는 소외되거나 성장이 멈출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팀원들의 목소리에 계속 귀 기울이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노력하면서 효율적인 개발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만들어나가는 역할도 함께 해보고 싶어요.
어떤 동료와 함께하고 싶으신가요?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고, 빠르게 배우려는 자세를 가진 분과 함께 일하고 싶어요. 요즘은 아침에 눈을 뜨면 새로운 기술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라, 가끔은 그 속도에 압도되기도 해요. 하지만 저는 그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배우고 레버리지할 수 있는 사람이 결국 가장 빠르게 성장한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ChatGPT, Cursor AI, Claude처럼 훌륭한 생산성 툴도 정말 많잖아요. 이전에 개발해보지 않은 언어나 환경에서도 이런 툴을 잘 활용해 빠르게 익히고 적용할 수 있는 분이라면, 어떤 일이든 함께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피카부랩스는 지금 On-Device AI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에 발맞춰 미국 진출을 앞두고 있어요.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도전하는 게 두렵기도 하지만, 동시에 무척 설레요. 저희와 함께 Comfort zone을 벗어나 더 큰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두려움보다는 설렘을 선택하는 분과 함께하고 싶습니다.